Rei Minase미나세 레이

미나세 레이는 식물을 재현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직 식물이라 부를 수 없는 생명이 스스로의 문법을 세워가는 순간을 보여준다.

작품 속 생명체는 뿌리와 줄기, 피부와 장기의 구분을 거부한다. 접힌 막, 비어 있는 골격, 미세한 구멍과 섬유는 하나의 몸이면서 동시에 지형이 된다. 익숙한 분류가 멈춘 자리에서 보는 일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된다.

황록색과 호박빛, 청록과 검붉은 색은 장식이 아니라 서로 다른 대기와 중력의 흔적이다. 빛은 표면을 비추기보다 내부에서 새어 나오고, 어둠은 배경이 아니라 생명이 아직 형태를 결정하지 않은 깊이가 된다.

확대된 단면과 과감하게 끊긴 화면은 관객의 크기를 끊임없이 바꾼다. 우리는 때로 거대한 숲 앞에 서고, 때로 한 생명체의 가장 작은 주름 속으로 들어간다. 미나세 레이의 작업은 이름을 붙이기 전까지 세계가 얼마나 넓을 수 있는지를 묻는다.

틈마다 다른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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