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1°N, 42.3°W, 관측 001일째
- 작품 정보
- 120 × 80 cm캔버스에 아크릴과 혼합재료
빙하가 물러난 자리에는 온도의 흔적이 남는다. 청록의 층과 산화철의 균열 사이, 회백의 여백은 아직 기록되지 않은 시간을 품는다.
빙하가 물러난 자리에는 온도의 흔적이 남는다. 청록의 층과 산화철의 균열 사이, 회백의 여백은 아직 기록되지 않은 시간을 품는다.
얼음은 갈라진 곳부터 바다가 된다. 오래 닫혀 있던 시간 사이로 청록의 물길이 열린다.
바다가 물러간 뒤에도 땅은 물의 방향을 기억한다. 식지 않은 산화철빛 표면을 따라, 청록의 물길 하나가 오래 버틴다.
바람은 떠났지만, 물은 아직 그 무게를 접고 있다. 겹쳐진 청록의 가장자리마다 희미한 온기가 남는다.
호수가 얇아질수록 공기는 무거워진다. 산화철빛 열기 사이로, 한때 물이 머물렀던 높이가 희미하게 흔들린다.
어린 시절의 흰빛은 아직 먼 곳에 남아 있다. 그곳으로 걸어가는 동안, 발밑의 돌들이 먼저 기억을 되찾는다.
두꺼운 얼음의 자리를 낮고 넓은 물길이 대신한다. 흩어진 청록의 흐름을 따라, 첫 번째 풍경의 무게가 수평으로 풀린다.
깊이 내려가던 물길이 잠시 끊긴다. 어긋난 청록의 단면 사이에서, 얼음은 지나간 흐름을 희미하게 이어 붙인다.
소금이 수면의 가장자리부터 천천히 덮어온다. 남겨진 청록의 웅덩이는 길었던 해안의 시간을 작은 틈에 모은다.
바람이 지난 바다는 낮은 물결로 숨을 고른다. 청록의 얇은 겹 사이로, 끊어진 산화철빛 선이 조용히 떠오른다.
물이 떠난 자리마다, 머물렀던 높이가 얇은 층으로 남는다. 희미해진 청록 아래에서 땅은 마른 가장자리를 한 줄씩 펼친다.
같은 좌표로 돌아오자 돌의 표면이 가까워졌다. 먼 잔설과 드러난 광물 사이, 기억 속 흰빛을 향한 걸음은 여전히 이어진다.
우리는 같은 장소로 돌아갈 수 있다. 그곳의 눈과 물과 공기는 그동안 조금씩 다른 자리에 도착해 있다.
엘라 마르티의 첫 전시는 여섯 좌표를 두 번씩 펼쳐 보인다. 처음에는 빙하의 두께로 읽히던 청록이 다시 만난 화면에서는 물의 넓이가 되고, 산화철빛 가장자리는 물이 머물렀던 높이를 드러낸다.
로미 벡셀
네리 소브
이보 메르넬
세나 오르베
레온 카브리치
응우옌 투 짬
테레자 스클레나로바
베라 트라글라스트
미라이 우라하라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