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무겁고, 위로 떨어진다
- 작품 정보
- 120 × 150 cm캔버스에 유채
밝게 긁힌 아랫자락에서 짙푸른 바다가 위로 쏟아진다. 상아빛 허공은 그 무게를 받아도 내려앉지 않는다.
입구에서 바라본 전시실
밝게 긁힌 아랫자락에서 짙푸른 바다가 위로 쏟아진다. 상아빛 허공은 그 무게를 받아도 내려앉지 않는다.
회보랏빛 층들이 오른쪽으로 쌓이며 바닥 한쪽을 눌러 내린다. 쌓인 한숨의 무게만큼 발 디딜 곳이 기울어진다.
벽의 왼쪽 아래에서 붉은 흙빛 온기가 불룩하게 밀려 나온다. 비어 버린 자리가 몸보다 오래 상아빛 벽을 누른다.
오른쪽 위에서 흰빛이 번져 차가운 회청색과 연보라를 얇게 벗긴다. 이름이 머물던 자리는 입김조차 붙들지 못한다.
청회색 표면을 가로지른 가는 틈이 오른쪽에서 짙은 붉은 상처로 벌어진다. 멀리서 온 소리는 닿기도 전에 안쪽을 긁는다.
두꺼운 어둠이 흰 문틀 밖으로 밀려나와 입구를 삼킨다. 밀어도 열리지 않는 침묵이 손바닥에 차갑게 남는다.
왼쪽 아래에 맺힌 남색과 갈색의 매듭이 따뜻한 상아빛 바탕을 당긴다. 풀려난 가느다란 바람이 오른쪽 위로 흩어지며 무게를 데려간다.
옅은 회색과 올리브빛의 빈터, 중심보다 조금 왼쪽에 낡은 의자 하나가 놓여 있다. 의자의 다리는 뿌리가 되어 갈라진 땅의 층을 파고든다.
식탁 아래에서 검붉은 덩어리와 돌빛 마디들이 자라 옅은 회보랏빛 상판을 밀어 올린다. 삼킨 말들은 무릎이 놓일 자리까지 단단하게 부푼다.
차가운 회청색 복도가 세 면으로 꺾여 깊고 어두운 이음새를 만든다. 돌아올 발소리를 기다리던 길이 제 안으로 접혀 들어간다.
모든 작품은 하나의 문장에서 시작된다. 제목이 된 문장 속에서 무게와 온도, 부재와 소리는 눈앞의 사건으로 펼쳐진다.
모든 작품의 제목은 그림보다 먼저 존재한다. 문장이 하나의 세계를 열면, 무안은 그 안에서 무엇이 떠오르고 무엇이 가라앉는지 끝까지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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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