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석조의 층들이 지면의 한 점으로 모인다. 가장 작은 접점이 가장 큰 무게를 감당한다. 탑 곁의 작은 사람 때문에 우리는 이 구조의 크기를, 그리고 그 아래에 선다는 일의 두려움을 비로소 이해한다.
02 / Seshat El-Masry
하늘을 받치는 빈 기둥
작품 정보
2026 · 150 × 112.5 cm면지 위 시아노타이프, 백색 안료
기둥의 아래와 위 사이에서 돌이 사라졌다. 무거운 상부는 남은 몸체와 닿지 않은 채 같은 축 위에 머문다. 지탱하는 것이 없는 그 틈을 바라보는 동안, 빈 공간이 가장 단단한 부분처럼 느껴진다.
03 / Seshat El-Masry
그림자보다 가벼운 벽
작품 정보
2026 · 90 × 180 cm면지 위 시아노타이프, 백색 안료
긴 석조의 몸이 지면에서 떨어져 떠 있다. 그 아래의 짙은 그림자는 바닥에 눕지 않고 또 하나의 벽처럼 선다. 공간을 가르는 힘이 돌에서 그림자로 옮겨 간다.
04 / Seshat El-Masry
서로를 통과하는 두 아치
작품 정보
2026 · 112.5 × 150 cm면지 위 시아노타이프, 백색 안료
두 아치는 상대를 위해 자리를 비우지 않는다. 돌의 결도, 곡선의 방향도 바꾸지 않은 채 서로의 몸을 통과한다. 교차점에서 표면은 잠시 물러나고 내부의 선들이 드러난다. 하나의 공간에 두 개의 무게가 머문다.
05 / Seshat El-Masry
안과 밖이 같은 문
작품 정보
2026 · 120 × 120 cm면지 위 시아노타이프, 백색 안료
문의 안쪽 면을 따라가면 어느새 바깥쪽에 도착한다. 돌은 한 번도 끊어지지 않았는데, 통과하기 전과 후의 구분은 사라졌다. 이 문이 여는 것은 다른 장소가 아니라 경계가 성립하지 않는 순간이다.
06 / Seshat El-Masry
궤도 기념비 — 지구를 위한 반지
작품 정보
2026 · 112.5 × 150 cm · 1/1면지 위 시아노타이프, 백색 안료
반지는 땅에 닿지 않는다. 가느다란 계류선만이 거대한 원과 지표 사이를 잇는다. 땅이 반지를 붙잡고 있는지, 반지가 땅을 들어 올리는지 알 수 없다. 비어 있는 중심으로 하늘이 지나가고, 그 아래에서 지평선이 이어진다.
07 / Seshat El-Masry
중심을 비운 돔
작품 정보
2026 · 112.5 × 150 cm면지 위 시아노타이프, 백색 안료
돌의 띠들은 서로 기대지 않고 둥근 지붕을 이룬다. 띠 사이의 푸른 틈으로 바깥과 안이 이어지고, 열린 중심에는 하늘만 남는다. 덮어 주기 위해 만들어진 형태가 끝내 아무것도 닫지 않는다.
08 / Seshat El-Masry
기초가 하늘에 있는 도시
작품 정보
2026 · 100 × 200 cm면지 위 시아노타이프, 백색 안료
하늘에 놓인 거대한 기초의 위와 아래로 두 도시가 자란다. 한쪽의 탑이 솟을 때, 다른 쪽의 탑은 지상을 향해 내려온다. 서로 등을 맞댄 두 도시 가운데 어느 쪽도 땅에 닿지 않는다. 가장 익숙한 풍경이 가장 멀리 떨어진 장소가 된다.
09 / Seshat El-Masry
건너편이 없는 다리
작품 정보
2026 · 90 × 180 cm면지 위 시아노타이프, 백색 안료
다리는 완성되었다. 다만 어느 쪽에도 땅이 없다. 일곱 개의 아치 아래로 바람이 지나가고, 그림자만이 지상에 닿는다. 끝에 선 사람은 건너온 길을 돌아본다. 걸어온 거리는 분명한데, 도착한 장소를 부를 이름이 없다.
10 / Seshat El-Masry
돌아오지 않는 계단
작품 정보
2026 · 150 × 112.5 cm면지 위 시아노타이프, 백색 안료
계단은 빈 중심을 감싸며 제자리로 돌아오려 한다. 그러나 마주 선 두 끝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높이가 남는다. 반복되는 돌의 리듬은 귀환을 약속하고, 끊어진 한 걸음은 그 약속을 거둔다.
01 / 10
청사진실
드래그 또는 방향키로 회전
무게가 위에 있는 탑
구조 치수
높이 340 m
도면 기준 축척
1 : 4,000
중력 조건
g = −4.1 m/s²
g는 각 구조에 부여된 중력 조건입니다. 아래 방향을 양(+)으로 둡니다. 화면은 관람 크기에 맞춰 확대·축소됩니다.
설계 187 / 통과 5구조 검증: 시공 불가능성 심사 통과
전시 소개
《허락되지 않은 하중》의 열 점은 건축이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세 가지 약속을 거둔다. 무게는 아래로 향한다는 것, 두 물체는 같은 자리를 차지할 수 없다는 것, 기념비는 땅 위에 세워진다는 것. 탑에서 도시까지, 돌로 이루어진 형태들이 그 약속이 사라진 자리에 머문다.
무게·교차·궤도·횡단의 네 장을 따라, 하나의 접점에서 시작한 질문이 빈 기둥과 열린 돔, 뒤집힌 도시와 돌아오지 않는 계단으로 번진다. 지탱하고 나누고 건너게 하는 건축의 일이 불가능해질 때, 그 자리에 무엇이 남는가.